제네시스 G80 뒷모습 다듬어보기

이미 완성도 높게 만들어진 디자인이고, 실제 제품에는 내가 알 수 없는 수많은 설계 조건과 브랜드의 의도가 들어가 있을 것이다.

다만 디자인을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취향대로 아주 조금만 바꿔보면 어떤 느낌일까.’

그래서 이번에는 기존 형태를 최대한 유지한 상태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몇 가지 부분만 가볍게 수정해봤다.

원본

수정 전 제네시스 G80 후면 디자인

처음 눈에 들어온 부분은 후미등이었다.

현재 디자인은 비교적 선명하고 직선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이 부분을 조금 더 얇게 만들고 가로로 길게 늘려보면 전체 인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했다.

그래서 후미등의 기본적인 형태는 유지하면서 높이를 조금 줄이고, 좌우 길이를 약간 늘려봤다.

라인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바꾸기보다는 아주 미세하게 곡선을 추가했다.

하단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원본의 구조를 크게 바꾸기보다는 양옆으로 내려오는 라인의 형태를 조금 완만하게 만들고, 좌우 폭도 아주 조금 조정했다.

로고와 레터링 역시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지 않고 위치만 약간 손봤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든다기보다는 기존 디자인 안에서 작은 수치들을 움직여보는 작업에 가까웠다.

1차 수정

후미등과 하단 라인을 조금씩 조정해본 1차 수정본

수정본을 만들어놓고 원본과 번갈아 보니 생각보다 작은 차이도 인상을 꽤 다르게 만든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후미등의 높이와 길이를 조금 바꿨을 뿐인데 후면에서 느껴지는 가로 방향의 비중이 달라졌고, 하단 라인의 각도를 조금 조정한 것 역시 전체 실루엣에 영향을 줬다.

다만 처음 수정했을 때는 하단부를 조금 더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됐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내가 처음 떠올렸던 형태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 더 수정해봤다.

2차 수정

하단부의 곡선과 폭을 한 번 더 조정한 두 번째 수정본

두 번째 수정에서는 후미등의 곡률을 조금 더 바꿔봤다.

결국 이번 작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결과 자체보다 과정이었다.

선 하나의 높이를 조금 줄이고, 폭을 몇 픽셀 넓히고, 곡률을 조금 바꾸는 정도인데도 서로 연결된 다른 요소들의 인상이 함께 달라졌다.

자동차처럼 이미 복잡하게 완성된 디자인은 더욱 그렇다.

실제 차량 디자인에는 차체 구조, 공력, 생산 방식, 조명 규격, 안전 기준,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 내가 화면만 보고는 알 수 없는 조건이 훨씬 많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작업 역시 원본을 개선하거나 평가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한 명의 디자이너 입장에서 이미 완성된 결과물을 보며, 형태를 아주 조금 바꾸면 시각적인 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확인해본 개인적인 연습에 가깝다.

이런 식으로 남이 만든 디자인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도 꽤 좋은 공부가 된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선의 위치나 간격, 곡률 같은 요소를 의식해서 보게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길을 걷다가, 웹사이트를 보다가, 앱을 사용하다가 문득 궁금한 디자인이 생기면 가끔 이런 식으로 직접 손을 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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